김이병이 신병대기(아시죠..? 자대배치받고 15일간)
중이었을때의 일이다..
당시 김이병과 다른 대기병두명이 더 있었다고 한다..
아침에 일조점호를 끝내고 다른 사람들은 청소를 하고
식사준비를 하러가고.. 뭐 어째튼 대기병들만 빼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대기병들은 아무일도 하지 않는다..
그냥 부대가 어떻게 움직이나 관찰만 할뿐이다..
세명의 대기병들은 내무반 침상에 걸터 앉아 각을 잡고 있었다..
그때 내무반 깊숙한 곳에서 말년고참 한명이 일어났다..
당시 내무반엔 그 말년병장과 대기병들 밖에 없었다고 한다..
일직근무를 섰나보다..
스윽~~ 일어나더니.. 대기병들을 힐끗 쳐다 봤다..
대기병들은 긴장하기 시작했다..
감히 올려다보지도 못하는 병장중의 병장이 자신들을 주시하기 시작한거다..
온몸에 힘이 빡 들어갔다..
말년 병장은 걸죽한 목소리로 신병들을 쳐다보며 한마디 했다..
- 아그야..가서 딸딸이(쓰레빠) 가온나~~
신병들은 `아`라는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관등성명을 대기 시작했다..
`이병!! 이 O O!!.. 이병!! 김 O O!!..이병!! 박 O O!!..
그래서... 그 뒷말을 잘 못들었다..
자다가 깜짝 놀란 말년 병장은(김병장) 가만히 있다가..
`자식들.. 기렇게 큰 목소리로 말 안해도 된다..
어이 아그야.. 너.. 이름이 뭐꼬..?
김병장은 김이병을 지목했다..
김이병은 더욱더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편의상 그냥 김말똥이라 하겠습니다..)
`이병!! 김말똥!! 예!! 김!! 말!! 똥!! 입니다..!!!
-음.. 그래.. 너 가서 딸딸이 가온나...
...
...
김말똥... 대답이 없다...
..
-얼래리요.. 야 가서 딸딸이 가온나라 안나..
..
하지만 김말똥.. 요지부동이다..
-이 자슥이.. 너 일루와...
김병장이 김이병을 부른다..
-이병!! 김말똥!!
김말똥...잽싸게 김병장앞으로 튀간다..
-아그야... 니 내가 하는말 몬들었나..? 가서 딸딸이 가오라고!!
김병장 조금 짜증이 났다..
김말똥.. 얼굴빛이 하얗게 변했다..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이 자슥이.. 니 돌았나... 내말 안들리나..!!
김병장 드디어 열받았다..
김말똥.. 드디어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
..
..
..
-여기서 말입니까....?
-뭐 이런새끼가 다 있나.. 그래 이 세꺄.. 가 딸딸이 가오라고!!
김병장 목소리가 커졌다..
-이병!! 김말똥!! 예!! 알겠습니다.!!!
..
하지만... 김말똥의 얼굴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거의 울상으로 변하더니..
바지 단추를 끌르기 시작했다..
-이시키가 미쳤나.. 야..니 지금 뭐하노...?
김말똥..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이병...김.. 말.. 똥... 딸딸이... ㅜ.ㅜ
김병장은 허탈하게 웃었고 결국 다른 대기병이 슬리퍼를 갖다 주며..
사건이 일단 거기서 마무리 됐다..
하지만 그시간 이후로 김말똥은 고문관이란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게 됐다..
며칠뒤..
부대원들이 다같이 취사장에서 점심을 먹는데 김병장이 갑자기
생각이 난듯..
-아.. 맞다..깜빡했네.. 어이 아그야...
-이병!! 김말똥!!....
하필이면 그 옆에 김말똥이 있었다..
-응.. 그래.. 내 깜빡했는데.. 니 딸딸이 쳐서 박병장좀 불러온나...
-이병!! 김말똥!! 예!! 알겠습니다.!!!!
고문관이던 자신에게 말도 안걸던 김병장이 자기에게 심부름을 시켜 준
것이 고마웠던지 김말똥은 무척 상기된 표정으로 벌떡 일어나더니..
바깥으로 번개같이 뛰어나갔다..
-얼래...쟤 지금 어디가노..?
아주 잠깐의 시간이 흐른뒤...
김말똥이 나타났다..
그의 얼굴엔 땀이 흐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두손엔 쓰레빠가 하나씩 있었다..
우리의 김말똥은..
두개의 쓰레빠 바닥을 크게 부딪치며.. 이렇게 외쳤다..
-박병장님~~~~ 김병장님이 찾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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